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은 요즘 머리 아프다. 프랜차이즈가 포함된 대한민국 소상공인들의 터전인 창업시장은 늘 어려운 실정이다. 공정위 등록 5200여개 브랜드 중에서 1년에 새로 생기는 브랜드가 600개를 넘고, 문을 닫는 브랜드 역시 500개를 넘는다. 많은 브랜드가 생겨나고, 또 많은 브랜드가 간판을 내리는 현실이다. 10년을 버티는 브랜드는 12%에 불과하다. 21만명이 넘는 전국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새정부 들어서 갑질 프랜차이즈에 대해 공정위는 메스를 들이대고 있다. 피자 프랜차이즈의 대명사였던 미스터피자와 피자에땅이 먼저 수술대에 오르는 모양새다. 어느 치킨프랜차이즈  회장님의 부적절 처사로 인한 본사 경영주의 윤리성이 문제되기도 했다.

시급 7530원 인상소식 역시 자영업시장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뉴스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급기야 커피왕으로 불렸던 망고식스 강훈 대표의 사망소식은 프랜차이즈 업계 종사자들에게 큰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강훈 대표 사망이 업계에 던지는 메시지?

커피시장 1세대 프랜차이즈를 이끌었던 강훈대표의 사망은 업계에 던지는 메시지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뿐. 이제는 이 좁은 한국시장에서 단기간내 가맹점 확장을 통한 프랜차이즈 본사의 외연확대에 한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사례일 수 있다.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브랜드 런칭과 함께 기본적으로 1-2년내에 수백개 가맹점을 오픈하는 것을 로드맵으로 설정하곤 한다. 이제는 이러한 프랜차이즈 가맹점 전개방식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단기간에 특정 브랜드, 특정 아이템이 급속하게 늘어난다는 것은 단기간에 해당브랜드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음은 한국창업시장의 불문율이 되어버렸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급팽창하는 브랜드는 어쩌면 무조건 피하거나, 빨리 시작했다가 출구전략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정도의 상식은 이제는 초보창업자들도 알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창업강의장에 가보면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하지 않겠다는 창업자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오히려 가맹점 보다는 본인 스스로 프랜차이즈 본사를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창업자들이 늘고 있다. 왜 이럴까?

창업생태계의 건전성 확보가 시급하다

프랜차이즈 갑질사태가 이슈화되면서 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 업계에서는 시간을 달라고 얘기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서 시간을 갖고 대안을 찾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의 대처는 프랜차이즈에 대한 불신감만 키울 우려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제라고 지적한다면 그에 합당한 빠른 대안 제시를 통해서 업계 스스로 신뢰도를 높여줘야 한다.

창업통은 수년전부터 한국 프랜차이즈의 위기를 지적한 바 있다. 한국 프랜차이즈 일부 브랜드는 창업시장의 공급 과잉을 초래한 원인제공자라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 것이다. 단기간에 특정 브랜드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시장 관점에서는 가파란 공급과잉으로 이어졌다. 가파란 공급과잉 현상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일례로 서래마을의 유명한 수제버거매장을 기억할 것이다. 이 브랜드가 프랜차이즈로 전환하면서 순식간에 100개 매장까지 가맹점이 늘어났다. 하지만 그순간 해당 버거 소비자들은 그 브랜드에 등을 돌리는 기현상이 일어났던 사례를 기억한다. 소비자 입장에서의 서래마을 가치소비는 사라지고, 대형마트에서도 누구나 구매할 수 있는 원오브댐 브랜드로 전락한 사례다. 결론은 그 브랜드 본사마저도 경영 위기에 봉착했던 것을 기억한다.

한국 프랜차이즈 위기와 근본적 대안찾기

대안을 찾아야 한다. 한국 프랜차이즈의 위기는 한국 창업시장의 위기와 맞닿아 있다. 창업을 하지 않는다고, 프랜차이즈를 하지 않는다고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먼저 업계 스스로 다점포 출점 패러다임을 버려야 한다. 예를 들어 자발적 쿼터제를 선언하면서 신생브랜드에 대해서는 두자리수 이상을 오픈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업계 스스로 공급과잉을 자제한다는 선언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100개 미만으로 오픈한다는 선언은 99명의 점주라도 10년이상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 자영업 생태계를 만들자는 의미다. 초기 로드맵부터 300개, 500개, 1000개 매장을 오프하겠다는 다점포 출점 발상은 이제는 본사 스스로 내려놓아야 한다. 망고식스 역시 초기 계획을 보면 국내 300개, 해외 3000개라는 과대한 목표치 설정이 화를 부른 측면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창업자들도 이제는 프랜차이즈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내가 창업을 잘 모르니까 빠르게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선택해서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하고 싶다고 항변한다. 충분히 이해가는 부분이다. 하지만 모른다면 시간을 갖고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창업준비기간 3개월이 아닌 3년정도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면서 이론과 실전을 공부하고, 창업시장의 패러다임을 학습해야하는 시대로 변해야 한다.

건전한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새정부 역할은?

국내 자영업 시장이 어려운 것은 수요층 대비 공급시장 과잉이 첫 번째다. 소상공인들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현상에 반드시 필터링이 필요하다고 본다. 음식점만 하더라도 이미 70만개 시대다. 인구 71명당 1개 음식점이 영업하고 있는 경쟁치열한 현실에서 또다시 푸드트럭을 활성화한다는 정책은 옳은 정책일까? 소상공인들끼리의 경쟁을 부추기는 무모한 정책은 중단되어야 함이 타당하다.

또한 소상공인의 수익성이 악화된 근본원인을 점검해야 할 때다. 창업시장 어려움의 근본적인 원인은 부동산거품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부동산거품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상가분양가 거품에서 비롯된 상가 임대가 거품을 걷어내는 제도가 필요하다.

임대료가 올라가야만 돈벌 수 있는 임대인과 부동산중개제도 등의 문제점을 원점에서 재고해야 한다고 본다. 재계약시 무조건 임대료를 올리는 상가임대차시장의 기현상은 없어져야 한다. 자영업시장의 임대차 비용을 줄여주는 근본대책이 필요하다.

노동시장 시급 1만원시대의 대안이라면 소상공인 매장의 점당 매출액을 올리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소상공인 시장과 경쟁하는 복합쇼핑몰이나 대기업 유통업체들에 대한 실효성 있는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소상공인 시장 진입장벽을 오히려 높여야 하는 측면도 있다.

아무나 빨리 창업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본다. 반면 오래된 프랜차이즈 뿐만 아니라 대를 잇는 가게, 오래된 가게에 대한 지원책을 늘려야 한다고 본다. 오래된 브랜드가 대접받는 풍토조성이 필요한 시점일 수 있다.  소상공인들의 희망찬 미래가치 만들기가 관건이다. 2017년 여름, 한국 창업시장은 격변기다.

* 글, 사진 : 창업통 김상훈 소장 (02-50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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