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통칼럼]창업통의 브랜딩 컨설팅
내 가게의 상호짓기와 브랜드 디자인이 성공의 첫단추다
가게 이름, 어떻게 지을까?
처음 음식점을 오픈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겪은 고민꺼리다. 가게 상호를 짓는 일은 내아이의 이름을 짓는 것과는 또다른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상호가 아닌 고객들이 좋아하는 상호를 짓는 것이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 물론 프랜차이즈형 음식점이라면 정해진 상호를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독립점으로 개점할 경우 제일 먼저 정해야 하는 것이 음식점 상호이다.
오랫동안 영업을 해오던 음식점이라면 기본적인 단골고객 수요도 어느정도 확보돼 있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처음 가게를 오픈 할 경우 새로운 고객들을 얼마나 단시간에 확보하느냐가 사업성패의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그런의미에서 성공을 부르는 브랜드네이밍과 상호디자인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없어진 당시 삼성동의 '맑은 바닷가의 나루터' 전경>
10여전의 일이다. 서울 삼성동 종합운동장 앞 봉은사로변에서 문을 연 ‘맑은 바닷가의 나루터’라는 세꼬시, 잡어회 전문점이 있었다. 서울 강남에는 워낙 세꼬시나 횟집들은 많기 때문에 처음 오픈한 집이 웬만한 경쟁력을 갖지 않고서는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음식점의 성공에는 이름을 잘 지어서 고객들의 시선을 붙잡는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우연히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가 바다색 파란색 간판에 작게 새겨진 한구절의 싯귀를 발견하는 듯 효과가 있었다. ‘맑은 바닷가의 나루터’를 보는 순간 소비자들은 저 집이 무슨 집일까? 하고 먼저 질문을 던진다. 당시 ‘맑은 바닷가의 나루터’오픈한지 1년도 지나지 않아서 역삼동에 2호점을 개설하는데 성공했으며, 3호점까지 이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간판이름을 잘 지었다고 한글학회로부터 ‘아름다운 우리말 가게’로 선정되는 행운도 안았었다.
상호를 잘 지어서 성공한 사례를 찾기란 어렵지 않다. 대표적인 곳이 홍대상권이다. 홍대에 가면 재미있는 고깃집이 있다. 허름한 고깃집의 간판에는 '肉값하네'라는 상호가 새겨져 있다. 전라도 방언 '육갑하네'가 고깃집 상호 '육값하네'로 패러디한 상호라고 할 수 있다. '肉값하네'는 호황을 누리면서 '肉값하네2'까지 생겨났다. 지금도 홍대 고깃집 상권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호황점포이다.
홍대에서 가면 1등하는 떡볶이가게 '홍대조폭떡볶이'를 만날 수 있다. '조폭떡볶이' 역시 잘 지은 상호라고 할 수 있다. 조폭과는 전혀 무관한 윤태명 대표가 운영하는 홍대를 대표하는 떡볶이가게이다. 조폭떡볶이라는 단어가 고객들에게 호기심과 재미를 유발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상호이다. 상호때문에 성공한 대표적인 떡볶이가게라고 볼 수 있다.
홍대카페골목의 주점 'HOSI TAMTAM'은 호시탐탐 먹거리를 찾아 다디는 고객의 마음을 재밌게 형상화한 상호이다. 이 상호는 상호디자인의 승리다. 한글상호를 지으면서 홍대 카페골목 분위기에 걸맞게 영어로 상호디자인을 완성함으로써 고객들의 구매요인을 촉발시킨 측면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가정식집밥집 '이런된장'도 잘 지은 상호로 꼽을 수 있다. '이런젠장'을 패러디해서 지은 '이런 된장'이라는 상호는 고객들에게 웃음을 선물하고 있다. 상호를 잘 지은다음 캘리그라피 싸인으로 상호디자인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고객들에게 재밌어보이는 된장요리집으로 인식하게 하면서 구매를 촉발시키고 있는 좋은 사례이다.
지금은 없어진 소설가 양귀자 선생님이 운영했던 '어머니가 차려주는 식탁'도 좋은 상호의 음식점으로 기억한다. 어머니가 차려주는 식탁이라는 말만 들어도 잘하는 음식점일 것이라는 신뢰감을 주는 상호이다. 이러한 신뢰감이 처음 접하는 고객들에게도 매장 유입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상호만 보고도 구매를 결정하는 고객들은 많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창업통은 1998년 IMF시절 MBC 일요일일요일밤에 한 코너였던 ‘신동엽의 신장개업’을 전담 컨설팅했었다. 당시 32개 점포를 점포클리닉 컨설팅을 통해서 오픈시킨 적이 기억이 있다. 이때 결정했던 상호 중에서 몇가지를 소개하겠다.
서울 합정동에서 오픈했던 ‘웃으면 돼지’라는 삽결살, 목살전문점이 있었다. 이 상호는 웃으면서 살자는 의미와 돼지요리점이라는 두가지 뜻을 내포한 상호이다. 대전시 산성동에서 오픈했던 꼬치구이점 ‘웃음꼬치 활짝’도 아주 재미있는 상호로 꼽을 수 있다. 꼬치구이점이라는 컨셉과 웃음꽃을 연상케 하는 상호로서 기억하기 좋은 상호라고 할 수 있다.
광주시 남구 월산동에 오픈했던 ‘기운센 천하장어’는 장어요리 전문점이라는 의미와 마징가 Z를 연상하면서 원기왕성한 음식점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상호이다. '기운센 천하장어'는 좋은 상호에 힘입어서 이후 쌍촌동에 건물을 매입하면서 건물주까지 변신했다. 지금도 광주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장어전문점이다.
이외에도 인천 십정동에 오픈했던 낙지요리점 ‘낙지먹고 맴맴’, 제주도의 돼지요리점 ‘돼지 탐나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족발집‘배부른 왕족’, 성남시 금광동에 오픈했던 ‘싱싱해 싱싱어’ 등이 잘 지어진 상호로 꼽을 수 있다.
20년가까이 소상공인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상호도 있다. 강릉 정동진상권의 주점 상호로 작명했던 ‘취하는 건 바다’다. 정동진의 바다이미지를 잘 표현하려고 했던 상호이기도 했다. 당시 창업통은 상호를 고민하면서 이생진 시인의 ‘그리운 바다 성산포’라는 시집을 열었다. 그리고 발견한 싯귀 '성산포에 가면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한다'라는 싯귀를 패러디한 만든 상호가 '취하는건 바다'였다. 이후 모 업체에서 프랜차이즈 브랜드로까지 사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좋은 상호, 경쟁력있는 상호의 공통된 특징이 있다.
첫째, 한 번 들으면 기억하기 쉬운 상호여야 한다는 점이다. 음식점의 경우 음식맛과 동시에 그 집의 이름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때문에 한번 들으면 바로 기억하기 좋은 상호가 좋은 음식점 이름이라고 볼 수 있다.
둘째, 상호만 보고나 듣고서도 무슨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인지는 소비자가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소비자들은 간판을 보면서 구매를 결정하는 예가 많기 때문이다.
셋째, 너무 어려운 단어는 피해야 한다. 음식점 주인만이 아는 어려운 단어를 상호로 사용하다보면 고객들의 관심 또한 멀어질 수 밖에 없다. 가급적이면 재미있는 의미가 담겨진 상호를 짓기를 권장하고 싶다. 가게 이름만 들어도 미소를 머금을 수 있는 상호라면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가게의 상호는 그 가게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첫 번째 얼굴이다. 상호를 잘 지었다면 다음 절차는 상호디자인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창업통이 캘리그라피 싸인디자인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타까운 것은 요즘 상권에서는 햠량미달의 캘리그라피 상호디자인도 범람하고 있다.
세련된 상호디자인까지 곁들여진다면 성공을 위한 모든 준비는 끝난 셈이다. 창업통 입장에서도 브랜딩컨설팅은 매장컨설팅에서 참 재미있는 분야이자, 성과창출을 위한 매우 중요한 컨설팅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 글과사진 : 스타트비즈니스 김상훈소장
* 내가게 브랜딩컨설팅 문의 : 김상훈의 창업통(startceo@naver.com) 02-50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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