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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비즈니스(주) 김상훈 이사

음식점으로 성공하는 사람들에겐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첫째, 음식 맛에서의 감동은 성공의 기본이다. 자기 식당에서 만드는 음식만큼은 조미료를 안쓰는 한 가지 방법이라도 타 식당과 확고한 차별화를 시도한다. 둘째, 사장 자신이 천사표 마음의 소유자라는 점이다. 늘 너그럽고 넉넉한 미소 속에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어들이는 무기가 숨어 있다. 셋째, 사장 스스로 음식만들기를 좋아한다. 처음 음식점을 시작할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으나 음식점을 운영하면 할수록 음식만들기에 대단한 열의를 갖게 되고, 주방장 뺨치는 요리사가 된다. 넷째, 음식점 경영이 대한 확고한 철학이 있다. 설렁탕 한그릇, 칼국수 한그릇, 김밥 한줄이라도 그 음식을 구현하는 것에 관한 자기철학 없이는 불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인고의 쓴 열매 맛을 안다는 점이다. 실패를 알아야 진정한 성공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섯가지 공통분모의 소유자 중 한사람이 논현동 '우가촌생고기'(02-546-4567) 김권자 사장(47세)이다.

13년동안의 패션디자이너에서 음식점 사장으로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김권자 사장의 전공은 패션디자인이다. 결혼전부터 했던 일은 서울 이화여대 앞 맞춤정장집 패션디자이너였다. 80년대 까지만 해도 맞춤 정장집은 20대는 물론 주부들에게도 인기였다. 13년을 패션업에 종사하는 동안 3년 정도는 직원으로, 6년 정도는 직접 '수희'라는 맞춤정장집 사장과 '킴스캐주얼'이라는 맞춤과 보세을 겸한 의류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패션샵으로 성공가도를 달렸으나 김사장에겐 늘 꿈이 있었다. 괜찮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남편과 함께 시작했던 사업이 이대 앞에서 샌드위치를 파는 패스트후드점을 오픈했다. 한식집보다는 초보음식업 창업자가 운영하기 쉽다는 판단에서였다. 투자된 금액은 수 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패스트후드점은 1년 반만에 문을 닫고 말았다. 화재로 인해 가게가 전소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정신적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재기 아이템으로 시작한 사업은 편의점이었다. 하지만 24시간 영업에서 오는 육체적인 어려움, 마진율이 적다는 점 때문에 편의점 역시 2년 만에 문을 닫고 말았다.
연이은 실패로 인해 김사장은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택한 것이 뉴질랜드 이민이었다. 2년동안 뉴질랜드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다시 돌아온 것은 98년 7월 1일. 뉴질랜드에서 사업구상을 마쳤기 때문에 한국에 들어오자 마자 아이템을 잡고, 점포를 구해서 그해 9월 14일 오픈한 것이 버섯 생고기집 "우가촌 생고기집"이었다.

서울 논현동 직장인들의 점심식단과 퇴근후 술 한잔을 책임진다

우가촌 생고기집 메뉴는 식사류와 고기류로 나뉜다. 점심식단을 책임지는 식사류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1인 7,000원인 버섯생불고기와 해물버섯전골이다. 버섯생불고기는 육수가 든 전골냄비에 여러 종류의 버섯과 쇠고기, 야채를 살짝 익혀 소스를 곁들여 먹고 난 다음 우동면 또는 밥을 볶아 먹는 메뉴이다. 해물버섯전골은 버섯생불고기와 조리법은 비슷하지만 해물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숙취해소에 그만이다. 사계절 꾸준히 나가는 점심 메뉴 중 하나는 4500원 짜리 칠색나물비빔밥과 6000원짜리 쌈밥이다. 특히 칠색나물비빔밥은 푸른색과 흰색 나물부터, 갈색고사리, 노란색 계란 후라이, 붉은색 고추장과 당근까지 일곱가지 색깔을 내는 비빔밥으로 특급호텔 1만 원짜리 비빔밥과 바꿀 수 없는 맛을 자랑하는 우가촌생고기의 특별메뉴이다.
저녁 안주류인 고기메뉴는 크게 한우와 국산 돼지고기를 사용하고 있다. 한우요리는 토시살, 제비추리, 생등심, 안창살이 있으면 1인분 180g에 1만 5,000원이다. 고기 질을 담보하기 위해서 한우는 전량 전남 나주산 한우를 직송해서 사용한다. 호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들을 위해서는 1인분 5,000원인 삼겹살과 돼지갈비가 일품이다.
원재료의 차별화와 함께 우가촌생고기집의 가장 큰 무기는 정성어린 밑반찬의 차별화에 있다. 조미료를 넣지 않는 것은 물론 가지수를 늘리는 것 보다는 한가지 반찬이라도 직장인들의 입에 맞은 밑반찬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1억 8,000만 원 투자한 60평 버섯생고기집의 월 순수익은 635만 원이다

우가촌 생고기집에는 총 21개의 테이블이 놓여있다. 고객이 가득 찼을 경우 총 고객수는 84명 정도로 보여진다. 점심시간대 테이블 단가는 1만 2,000원 정도다. 점심시간에는 평균 1.5회전 정도의 회전율을 보이고 있다.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37만 원 정도다. 퇴근시간 이후 저녁시간의 테이블 회전수는 술손님으로 인해 회전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평균 0.9회전으로 보면 된다. 저녁시간 테이블 객단가 3만 5,000원으로 계산하면 66만 원 정도다. 점심매출과 저녁매출을 합한 평일 기준 1일 평균 매출액은 103만 원 정도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평일매출의 30% 수준이다. 오피스상권의 한계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평일에 직장인과 똑같이 열심히 일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여유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
우가촌의 평균 월 매출액은 2,500만 원이다. 재료원가는 40% 수준이다. 원가를 뺀 경상이익은 1,500만 원이다. 여기에서 주방 3명, 홀 2명의 인건비 600만 원, 월 임대료 165만 원, 기타 유지관리비 100만 원을 제외한 김 사장의 월 평균 세전 순수익은 635만 원인 셈이다.
그렇다면 김 사장이 투자한 금액은 얼마나 될까? 가장 많은 부분은 점포구입비이다. 보증금 6,500만 원과 권리금 6,500만 원을 합쳐 총 1억 3,000만 원이 고정투자비용으로 투자됐다. 그외 인테리어 비용과 주방 집기류, 그릇류를 포함한 비용은 5,000만 원이 투자됐다. 총 투자금액은 1억 8,000만 원이 투자된 셈이다. 총 투자금액 대비 월 순수익률은 4%에 달한다.

음식맛내기를 위한 연구개발비 대한 투자에 인색하면 안된다.

우가촌 생고기집은 논현동 관세청 맞은편 골목에 1층에 자리하고 있다. 언주로를 중심으로 관세청 사거리 일대는 전형적인 오피스 밀집상권이다. 풍부한 직장인 수요를 끌어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권경쟁력은 충분한 곳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입지적인 경쟁력이 탁월하다고는 볼 수 없다. 경사면에 점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취약점이다. 반면 실면적이 60평이 넘고, 청결성을 강조한 깨끗한 인테리어는 고객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점포 앞이 대형 건물 주차장이기 때문에 대로변에서도 전면간판이 잘 보인다는 점은 고객접근성을 높이는 요소이다.
하지만 음식점의 성공과 실패는 입지적인 특성만으로는 해석할 수 없다. 이러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우가촌생고기의 가장 큰 성공포인트는 바로 김권자 사장 자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직장인의 반복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고객친화력은 압권이다. 친절의 교과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식 맛내기에 대한 투자도 인색하지 않는다. 지금도 김사장은 바쁜 점심시간이 지난 2시부터 5시까지는 종로에 있는 한정식 학원을 나간다. 매일 학원에서 배운 밑반찬은 다음날 우가촌 밑밥찬 식단으로 구현된다. 김권자 사장의 최대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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