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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비즈니스(주) 김상훈 이사

된장박이 삼겹살을 아십니까? 토종된장에 2-3일간 숙성시킨 생삼겹살을 세라믹 불판위에 노릇노릇하게 구워낸 다음 소스에 찍어 상추와 쑥갓, 통후추를 곁들여 먹는 방식이다. 한 입만 먹어본 사람이면 입 안에서 톡 터지는 통후추맛의 이채로움을 느낄 수 있다. 느끼하지 않은 부드러운 삼겹살은 입가에 저절로 미소를 머금게 한다. 마지막으로 입맛을 개운하게 하는 것은 물김치에 국수면발을 넣어서 먹는 시원한 김치말이 국수가 유종의 미를 장식한다. 10년 동안 독특한 된장박이 삼겹살 요리로 잠원동의 터줏대감이 된 '진성집'(02-547-7892) 김진성(46세), 유미경(39세) 부부의 음식점 운영 노하우를 펼쳐보자.

의류업에서 음식업으로 업종변경을 한 까닭은?

김진성 씨의 사업이력은 의류도매상에서부터 시작된다. 10년 동안 남대문에서 아동복을 제조하고 유통하는 일로 사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의류에 관한한 일가견이 있다고 판단될 즈음, 사업의 위기가 찾아왔다. 동대문 상권이 부상한다는 것도 위협요인으로 작용했다. 독자적인 브랜드까지 가지고 영업을 하는 마당에 지금까지 사업을 원점으로 되돌린다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현실을 거부할 수 없었다.
새사업을 구상하던 중 역시 먹자아이템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었다. 처음엔 특정 음식의 음식맛에 대한 자신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어깨너머로 알게 된 정보를 바탕으로 막연히 고기집을 해보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92년 8월, '진성집'은 이렇게 문을 열게 되었다. 하지만 한 달 동안 영업을 해보면서 진성집 만의 무기가 꼭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때부터 김진성 사장은 메뉴개발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불현 듯 군생활의 추억이 아련히 떠올랐다. 취사병 동기가 알려준 요리비법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요리에 대해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김씨로서는 군대친구가 알려준 된장과 고기의 오묘한 조화를 생각해냈다. 더욱이 된장은 대표적인 건강식품으로 항암효과까지 알려져 있는 마당에 된장을 이용한 돼지고기요리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는 너무나 확고했다.

된장박이삼겹살과 아차구이의 비결

메뉴개발에 들어간지 한 달만에 된장에 6-7가지 첨가물을 넣은 양념장으로 버무려 숙성시킨 된장박이 삼겹살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와같은 방법으로 요리를 하는 음식점은 없었고, 지금도 흔치 않은 삼겹살 요리법이다.
진성집의 가장 큰 경쟁력 중 하나는 김진성 사장이 직접 주방장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이다. 대개 주방장을 고용할 경우, 맛은 둘째치고라도 꾸준한 맛의 유지가 안된다는 것이 문제다. 하지만 진성집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꾸준한 된장박이의 구수한 삼겹살 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도 경쟁력 중 하나다.
주요리인 된장박이 삼겹살 외에도 김사장의 독특한 메뉴 중 하나가 아차구이이다. 아차구이는 한우의 아롱사태와 차돌백이를 합쳐서 만든 합성어이다. 아롱사태의 맛은 부드럽지만 살코기로 인해 퍽퍽한 느낌을 준다. 차돌백이는 고소하지만 느끼한 맛이 난다. 때문에 각각 한 장씩 세트로 합쳐서 구워 낸 다음 소스에 찍어 입안에 넣은 맛은 너무나 부드럽고, 고소한 아차구이로 변신한다. 된장박이 삼겹살과 쌍벽을 이루는 진성집의 또다른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친절 교과서 부인 유미경 씨의 서비스경쟁력

진성집은 얼핏 보아서는 맛의 경쟁력 외에는 시설이나 점포경쟁력은 보잘 것이 없다. 점포 시설은 평범한 골목길 한식당 모습이다. 더군다나 1층 점포는 건물출입구 로비에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도로에서 봐서는 점포 내부가 어떤 모습인지 가늠할 수 없는 점포이다. 이러한 악조건 임에도 불구하고 진성집이 10년째 꾸준히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부인 유미경 씨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유씨는 탁월한 친절메이커이다. 오피스상권 내 음식점은 맛있어야 되는 것은 기본이다. 때문에 고객들의 지속적인 반복방문이 이루어지는 점포는 맛 이외의 또다른 경쟁력을 반드시 발견할 수 있다. 유미경 씨는 바로 친절서비스에 관한한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다. 고객층의 대부분인 30-40대 남성직장인들에게 편안함을 준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때문에 잠원동에서 진성님 여사장님을 모르는 직장인은 없을 정도이다. 언제나 70-80%는 단골고객으로 채워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직원관리 능력 또한 유미경 씨의 몫이다. 음식점 직원은 자주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진성집에는 늘 똑같은 직원들이 점포를 지키고 있다. 이 역시 유미경 씨의 탁월한 직원관리 능력이다.

1억 2,000만 원 투자해서 월 순수익 800만 원

그렇다면 진성집은 얼마나 투자하고 얼마나 벌고 있을까? 진성집의 저녁시간대 테이블단가는 평균 3만 원 남짓이다. 점심시간대 1인당 매출액은 평균 4,500원이다. 하루 매출액 중 저녁매출액은 70%, 점심매출액은 30%를 차지한다. 상품별 매출액을 보면 전체 매출액 중 70%가 된장박이 삼겹살 매출이다.
평균 1일 매출액은 90만원 내외. 월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2,500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마진율은 60%로 보면 된다. 매출액에서 재료원가를 뺀 경상이익은 1500만 원 정도이다. 여기에서 임대료, 인건비, 기타 유지관리비를 제외한 김사장 부부의 월 평균 세전 순수익은 800만 원 정도이다. 투자금액은 살펴보면 점포구입비로 보증금과 권리금은 합해서 8,000만 원, 시설비 4,000만 원 등 총 1억 2,000만원이 투자됐다. 투자금액 대비 월 순수익률은 6.7%에 달한다. 급지가 상급지가 아닌데다 점포경쟁력이 떨어지는 점포치고는 탁월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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