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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비즈니스(주) 김상훈 이사

내가 만일, 점포사업을 한다면 어떤 사업을 할까? 술문화와 친한 직장인이라면 편안한 카페나 호프집을 떠올릴테고, 여성층이라면 아담한 커피전문점같은 찻집 창업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큰 노하우가 필요할 것 같지 않다는 점과 시설만 갖춰놓으면 손님이 저절로 들어올것이라는 가벼운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 창업을 위해 한 발자욱만 들어가 보라. 커피전문점이나 카페창업이 얼마나 머리 아프고, 쉽지 않은 일인지 금방 실감할 수 있을 게다.
IMF직전이던 97년 7월, 부천 역곡역 앞에서 "바그다드카페"(032-344-8434)라는 영화카페를 창업한 김홍락 사장(36세). 어려운 경제현실과 초보창업의 어려움을 딛고, 자영업 대열에 우뚝 서기까지 그의 번득이는 창업 노하우가 창업희망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한다.

빚을 내더라도 목좋은 입지 노려야

김홍락 사장은 테마카페 창업시 가장 중요한 것은 점포입지라고 강변한다. 아무리 좋은 테마를 매장에 구현했다고 하더라도 점포입지에 한계가 명확하다면 매출 또한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김홍락 사장의 바그다드 카페의 입지는 어떤 입지일까?
바그다드카페는 역곡역에서 가톨릭대학교 출구를 나와 100미터 쯤 거리의 왕복 2차선 대로변에 입점해 있다. 역곡역의 하루 승하차 인원은 평일 기준 5만 명이 넘는다. 하지만 역곡역의 경우 북부역과 남부역으로 유동인구가 분산되기 때문에 실제 수요층은 절반 수준이라고 보면 타당하다. 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의 학생수는 6,000명 수준. 일반 종합대학교가 2만 명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30%이하로 수요층이 제한됨을 알 수 있다.
점포입지선택은 매출과 직결된다. 바그다드 카페의 경우 오픈 초기에는 하루 매출액이 40만 원을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IMF기간에는 50%로 급감했으며, 2000년도 들어서면서부터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테마카페의 최적입지는 어디일까? 김사장은 '대형상권의 언저리'를 추천한다. 예를 들어 대학로상권이라면 성대 쪽이나, 동숭아파트 올라가는 외곽지역의 지하나 2층 점포가 테마카페의 최적입지인 셈이다. 상권중심지에서 도보로 유입이 가능한 외곽상권이면 금상첨화라고 하겠다.
점포경쟁력도 중요하다. 특히 지하나 2층 점포인 경우 들어가는 출입구 폭이 최소한 2명이 자유롭게 들고날 수 있는 폭은 되어야 한다. 고객접근성이 좋아야 한다는 얘기다. 가시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간판 붙이는 공간확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간판 디자인은 가능하면 한글 간판을 쓰는게 좋다. 소비자들이 간판만 보고도 실내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사장의 경우 처음에는 영문간판을 썼다. 하지만 한글간판으로 교체하고, 맥주전문점 상호를 부친 이후 매출상승세가 뚜렷하다. 필요하다면 주력 메뉴는 사진과 함께 외부에 노출시킨다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화장실은 반드시 같은 층이나 실내에 설치해야

다음은 점포를 어떻게 꾸밀 것인가의 문제이다. 김홍락 사장은 커피전문점이던 지하 점포를 인수해 가장 먼저 한 일은 남녀 화장실을 추가로 설치했다. 그전까지는 1층 화장실을 이용함으로써 고객불편을 초래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생맥주를 취급하는 카페인 경우 고객들의 화장실 이용빈도가 높기 때문에 화장실 이용이 편리해야 하는 것은 카페 창업의 상식이다.
인테리어 컨셉은 20대 대학생에서 30대 직장인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편안함으로 정했다. 매장 분위기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조명은 조광기를 달아서 낮에는 환하게 하고, 저녁에는 조도를 낮출수 있도록 했다. 아무래도 술을 취급하는 집의 조명은 "은은함"이라는 조명컨셉이 중요하다. 너무 어두워도 안되겠지만, 너무 모던하고 밝은 조명 아래에서는 술맛이 나지 않는다고 고객들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의자를 고를 때는 분위기보다는 실용성이 먼저다. 술을 파는 카페의 경우 더욱이 편안한 좌석이 필요하다. 술 손님의 경우 찻집과는 달리 회전율이 떨어진다. 때문에 최소 1시간 이상 의자에 앉아야 하는데 딱딱한 의자를 선호할 리 만무하다. 김사장은 초기엔 미적 감각만을 살려 딱딱한 철제의자를 사용했었다. 하지만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 빠르게 편안한 소파로 교체해야만 했다.

고객을 끌어들이는 절대적인 힘은 주인 경쟁력

테마카페 생명은 주인의 경쟁력이다. 누가 어떻게 운영하느냐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소형 카페일수록 주인을 보고 오는 손님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김홍락 사장의 창업카페 사장의 교과서이다. 먼저 김홍락 사장의 칼라가 명확하다는 점. 즉, 개성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그는 소위 자칭 타칭 '한 테마'하는 사람으로 통한다. 음악, 영화, 연극, 만화, 책 등을 좋아하는 문화매니아이다. 문화적인 욕심과 욕구가 바그다드를 탄생시킨 원동력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동시에 고객친화력은 기본이다. 때론 친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형님동생으로 통하기도 한다. 바그다드에 처음 가 본 사람의 90%이상이 단골고객이 이어지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주인은 외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주인의 모습이 여느 셀러리맨의 모습과 똑같다면 고객들은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김홍락 사장의 차림새를 관찰해보자. 머리모양은 짧은 머리에, 영업시간엔 늘 카우보이모자를 쓰거나, 주황색 야구모자를 뒤집어 쓰고 일을 한다. 바그다드카페 주인임을 스스로 노출하는 셈이다. 옷차림새도 일반인은 감히 입어보지 못하는 재미있는 스타일의 옷을 입는다. 이 모두가 고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을 수 있는 요소이며, 동시에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주인의 역할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가게 분위기에 해를 끼치는 유형의 고객들은 정중히 사양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즉, 상습적으로 외상을 하는 고객이나, 술주정을 과다하게 부리는 고객들에겐 등을 떠밀 줄도 알아야 한다. 반대로 단골고객은 철저하게 특별우대를 하는 것도 김홍락 사장의 영업방식이다.

술맛을 알아야 카페를 안다

마지막으로 테마카페의 사장은 술맛은 알아야 한다. 특히 생맥주는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비결은 관리방법이다. 보관상태에서 최적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첫째다. 가급적이면 1일 전에 생맥주통을 통째로 냉장고에 하루쯤 보관하는 것이 좋다. 둘째는 탄산가스량을 적당히 유지해야 한다. 너무 많아도 안되고, 너무 없어도 맛은 떨어진다. 셋째, 잔의 온도도 차게 맞춰야 한다. 그런면에서 고객이 추가로 시키는 생맥주 잔도 반드시 새로운 잔을 사용한다. 물론 주인의 일은 더 많아지는 셈이다. 행여 걷어낸 거품을 다시 넣어 사용하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김빠진 맥주로 돌변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칵테일 제조법도 익힐 필요가 있다. 성의만 있다면 무료강좌를 통해서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초보창업자가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이라면 테마카페는 고정투자비용(점포구입비)보다 점포개발비용이 많이 투자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자. 만약 실패할 경우 남는 것은 점포 보증금에 불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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